네이버 중고나라에서 거래중인 외화 환전 거래 (사진=네이버 중고나라 갈무리)

여름철 해외여행을 다녀온 뒤 남은 외화를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하려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휘말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원화를 먼저 입금받고 외화를 건넸을 뿐인데, 계좌가 범죄에 연루돼 지급정지 조치를 당하는 피해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여름휴가철을 맞아 개인 간 외화 거래가 늘면서 이를 노린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세탁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범죄 조직은 시세보다 높은 환율이나 웃돈을 제시해 거래를 유도한 뒤,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송금한 돈을 외화로 바꾸려는 방식이다.

서울에 사는 한 남성은 온라인에 ‘달러 팝니다’라는 글을 올렸다가 “아내 명의 계좌로 입금하겠다”는 구매자와 거래를 했다. 거래 당일 원화를 먼저 받은 그는 아무 의심 없이 외화를 건넸지만 곧바로 계좌가 지급정지됐다. 받은 돈이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보낸 피해금이었던 것이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또 다른 남성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동생이 대신 가겠다”는 요청을 받고 유로화를 건넸지만, 이 역시 피해자의 돈이었고 본인의 계좌는 사기이용계좌로 지정됐다.

금감원은 이런 사례의 공통점으로 ▲시세보다 높은 환율 제시 ▲원화 선입금 요구 ▲송금자와 수령자가 다른 점 등을 지적했다.

범죄 조직은 외화를 신속히 확보한 뒤 피해자가 사기 사실을 인지하기 전 자금을 세탁하는 데 집중한다. 이후 피해자는 송금처로 외화 판매자의 계좌를 지목하게 되고, 계좌 명의인은 사기 연루자로 간주돼 거래 제한·대금 반환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이 같은 피해를 예방하려면 계좌번호를 먼저 공유하지 말고, 거래는 OO페이 등 안전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진행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급적 은행이나 등록된 환전업체를 통해 거래할 것”을 권고했다. 특히 환금성이 높은 외화·귀금속·상품권 등은 범죄에 활용되기 쉬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