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증시의 급격한 변동 속에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외국인은 하락에 베팅한 상품을 집중 매수해 수익을 거둔 반면 개인은 상승에 기대를 걸었다가 손실을 봤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외국인은 11월 한 달간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를 가장 많이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TIGER 차이나항셍테크’ 순이었다.
순매수 2위를 차지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매수 규모는 약 416억원이었고 등락률은 5.98%를 기록했다. 이 ETF는 코스피200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두 배 추종하는 상품으로 코스피가 지난달 -4.4% 하락하면서 외국인의 하락 베팅이 성공했다.
반면 개인은 코스피 상승 시 수익을 얻는 ‘KODEX 200’을 5380억원어치로 가장 많이 매수했지만 코스피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등락률 -4.29%를 기록했다. 개인이 세 번째로 많이 담은 ‘KODEX 레버리지’(3469억원)는 코스피 200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ETF로 지난달 -9.68% 급락했다.
또 개인은 외국인이 집중 매수한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2207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매도했으며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순으로 매도세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11월 코스피의 상승 탄력이 둔화된 배경에는 외국인 순매수가 순매도로 전환된 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보고서는 “AI 버블 우려 완화와 미국 유동성 경색 완화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낮아지면 12월부터 외국인이 다시 순매수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반도체 업종 강세와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진다면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4000선 회복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환율 불안과 미국 금리 정책 방향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지적된다.